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이 4일 수원 영동시장 28청춘 청년몰에서 열린 '나와라! 중기부, 소상공인에게 듣겠습니다' 행사에서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정책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이은결 기자] "특혜 아닌 특혜를 주셨으면 한다."
봉필규 경기도상인연합회장은 4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중기부 간부진들 앞에서 "경기도에 대형 복합쇼핑몰이 물밀듯 들어오고 있는데 총량제를 도입해서 골목상권ㆍ전통시장과 상생할 수 있는 틈을 만들어 달라"며 "소상공인이 무너지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출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봉 회장의 심정은 절박했다. 특혜라는 말로 소상공인을 좀 더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효정 화성시 상인회장도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으로 골목 영세상인들이 삶의 터전서 몰려나고 있다"며 "신규점포는 거리 제한을 강화하고 기존의 품목 제한과 영업 제한도 강화해 상생 틀을 유지하게 신경써 달라"고 건의했다.
이들의 열변에 홍 장관도 적극 공감했다. 그는 "소상공인 지원이 한국경제를 위한 중요한 투자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상공인이 무너지면 비용이 훨씬 많이 들고 무너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정책 개선에 대해서도) 부족하지만 문제해결을 위해 끝까지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호현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관도 "총량제 도입을 제안하셨는데 자율적으로 상생협력하는 게 우선적인 일이지만 상인들이 어려워지는 것은 최대한 막겠다. 소상공인들의 의견을 듣는 것을 최우선으로 할 수 있게 지자체에도 적극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이날 오후 경기도 수원 영동시장에 위치한 28청춘 청년몰을 방문해 청년상인과 예비창업자, 소상공인협동조합 대표, 시장상인 등 소상공인 100여명을 만나 '나와라! 중기부, 소상공인에게 듣겠습니다' 경청투어를 진행했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앞줄 왼쪽 두 번째)과 소상공인, 중기부 관계자 등이 '나와라! 중기부, 소상공인에게 듣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
홍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으로, 가장 성실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분들"이라며 "여러분이 겪는 어려움을 덜어드리고 지원하는게 정부와 제가 할 일"이라고 격려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특명을 받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생각한다. 업무회의 할 때마다 대통령께서 소상공인 잘 살게 만드는 더 좋은 정책이 없느냐고 말씀하시고 만들어오라고 끊임없이 요구한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서민경제가 잘 돌아갈 수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소상공인 한분 한분이 성공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꼭 그런 정책을 만들어서 서민지갑이 빵빵해지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은 이 자리에서 홍 장관과 실무진에게 바라는 점과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홍 장관을 비롯한 중기부 간부들이 직접 나서 소상공인들의 건의를 듣고 답변을 내놓았다.
이병덕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장은 "대출이나 정책자금 지원이 있어도 어느 특권층만 알고 받을 수 있지 현실적으로는 (정부 정책이) 저희에게 너무 먼 방식"이라며 "정부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사업을 해도 다가갈 수 없는 부분이 많고 서류가 너무 복잡하다는 불만을 무수히 얘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소상공인들 폐업이 엄청 많아지고 있는데 업종별로 체계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관학교를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4일 수원 영동시장 28청춘 청년몰에서 열린 '나와라! 중기부, 소상공인에게 듣겠습니다' 행사에서 한 소상공인이 애로사항을 말하면서 정책 개선에 대해 건의하고 있다.
김선희 한국이용사회중앙회장은 소상공인연합회의 운영행태를 지적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중기청(현 중기부)이 인가한 단체다. 김 회장은 "회원사들이 협회에 가입비 내고 특별회비 내고 하지만 소상공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며 "회원들이 혜택을 받는 협회로 만들어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선희 한국이용사회중앙회장은 소상공인연합회의 운영행태를 지적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중기청(현 중기부)이 인가한 단체다. 김 회장은 "회원사들이 협회에 가입비 내고 특별회비 내고 하지만 소상공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며 "회원들이 혜택을 받는 협회로 만들어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장관이 가이드라인을 더 정확하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병근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은 "소상공인연합회가 개별 회원사 서비스에 소홀한 것 같은데 챙겨보겠다"고 답변했다.
소상공인들의 고질적인 고충인 카드수수료, 정책자금, 대기업과 상생 문제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권대수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관은 "카드수수료 문제 등은 금융위원회가 태스크포스를 만들었고 우리부도 참여하는데 의견을 건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의 한 한약재 회사대표는 "매달 직원이 9만원, 회사 9만원, 중기부가 9만원씩 지원금을 모금하자"며 중기부에 소상공인 직원들 대학 지원금 사업을 건의했다. 또 24시간 매장 운영을 하고 있다는 대전 구구팩토리 김구식 대표는 "정부 정책사업 중에 야간사업 지원 정책은 하나도 없다. 22시 이후 경제활동이 일어나는 시장에 대해 놓치고 있다. 우리 경제에 맞는 다각화 지원정책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나들가게를 운영한다는 자영업자는 "술과 담배를 청소년에게 팔고자 하는 점주는 없는데 (신분증 위조로 판매하게 되면) 책임은 점주가 다 감내해야 한다"며 "구매하는 사람이 책임지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 5월23일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된 중기부 '경청투어'의 두 번째 행사다. 행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생중계로도 공개됐다. 행사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소상공인들은 생중계를 보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발언하는 등 SNS를 통한 행사 참여가 이뤄졌다.
중기부는 올해 초 정부 업무계획으로 보고한 '혁신형 소상공인 육성대책'과 관련해 구체적인 세부계획을 오는 8월께 발표할 계획이다. 또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의 올해 판매목표 1조5000억원을 넘어 2조원까지 늘릴 수 있도록 적극 나설 방침이다.
홍 장관은 "오늘 여러분들의 말씀들을 듣다보면 어처구니 없는 정부 정책들이 있다"며 "문재인 정부 내에서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여러분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소상공인 대책을 더 낼 것이고 가장 도움이 되는 정책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듣고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아시아 경제 (기사 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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